쿠키라는 이름의 가능성, 쿠키런: 킹덤 아트 디렉터 김나흔 님, 정혜진 님
오븐을 탈출한 작은 쿠키의 이야기 뒤에 이토록 장대한 이야기가 이어질 줄, 과연 누가 알았을까요? 거침없는 모험이 펼쳐지는 광활한 대륙, 그 모험의 주인공 개성 넘치는 쿠키들까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생생한 스토리와 아트를 책임지는 곳! 바로 쿠키런: 킹덤 아트크리에이티브 그룹입니다. 아트크리에이티브 그룹의 그룹장이자 아트 디렉터인 두 분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죠.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혜진 : 안녕하세요. 쿠키런: 킹덤 팀에서 아트크리에이티브 그룹의 그룹장 겸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는 정혜진입니다. 입사한 지는 올해로 5년차가 되었네요. 아트 디렉터가 되기 전에는 전투 배경셀에서 원화 전반을 맡고 있었습니다.
나흔 : 안녕하세요. 혜진님과 공동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는 김나흔입니다. 올해 6월에 입사 10년을 맞이했어요. 아트 디렉터가 되기 전에는 일러스트셀 셀장으로서 타이틀 등 게임 전반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Q. 쿠키런: 킹덤 아트크리에이티브 그룹은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요?
나흔 : 아트크리에이티브 그룹은 아트와 스토리를 전반적으로 맡고 있는 부서예요.
다른 조직에서는 보통 스토리와 기획을 한 팀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쿠키런: 킹덤에서는 아트와 스토리가 한 그룹으로 묶여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서사와 비주얼을 유기적으로 논의해 개발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초안부터 논의를 함께하다 보니 자유도가 높죠. 이런 배경 하에 그룹장인 아트 디렉터로서 비주얼적인 디렉팅뿐 아니라 스토리 기획에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쿠키에 이야기를 새기는 법
Q. 쿠키런: 킹덤 아트크리에이티브 그룹만의 특징이 있나요?
나흔 : 결정된 스토리를 단순히 비주얼화하는 것이 아니라 컨셉부터 함께 발전시키다 보니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트렌드나 사람들의 감수성에 대해서도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아요. 콘텐츠가 내재화된 분들, ‘이 서사에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 이 시류 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서사인지, 내 취향은 어떤지’를 생각하는 분들과 서로 에너지를 받고 재밌게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혜진 : 업무에 있어서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사고가 유연하고 방어적이지 않은 분을 선호하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해서 ‘이건 포기 못 해!’ 처럼 중심이 있는 분들과 일할 때 생산적인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의문점이 있으면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토론과 논의가 늘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전체적인 방향성에 좋은 인사이트가 되기도 하고요.
Q. 일하면서 가장 애정이 가는 작업물이 있으신가요?
혜진 : 저는 다크카카오 왕국 배경을 진행하면서 많이 재미있었어요. 전반적으로 팀이 정말 힘을 모아서 필살기를 쏘듯이 준비했던 업데이트여서 기억에 남고요. 다크카카오 왕국에 한국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반응도 무척 긍정적이어서 기분이 좋았죠.
나흔 : 저는 석류맛 쿠키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린 석류맛 쿠키의 포트레이트가 가장 좋아하는 작업물이에요. 원래 무녀 캐릭터들을 정말 좋아해서 처음 석류맛쿠키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쿠키런에도 드디어 무녀가 생겼다!’ 고 기뻐했어요. 캐릭터 디자인은 다른분이 하셨지만, ‘이 디자인이라면 이런 서사가 있을 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둠마녀와의 관계성 등 석류맛 쿠키의 중심적인 서사를 추가로 만들었습니다.
Q. 작업물 외에도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신가요?
나흔 : 저는 쿠키런: 킹덤 출시 전에 에인션트 쿠키들과 어둠마녀 쿠키의 과거 서사, 그리고 관련한 세계관을 제작하는 작업에 참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낸 아이디어들에서 제가 자라오면서 접하고 좋아했던 콘텐츠들이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의식하지 않고 낸 의견들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이런 것들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밖에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끔은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볼 때에도 취향과 공감대가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 경험들이 재미있었죠.
혜진 : 제한된 시간에 많은 업무를 하다 보면 작업 막바지에는 정말 정신이 없는데요. 실무 작업자들끼리 모여서 짧은 시간 내에 빠른 의사결정을 이뤄나갈 때,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일이 힘들면서도 협업했던 작업자 분들과의 유대가 쌓여서 나중에는 추억처럼 웃고 지나갈 수 있었던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다양성과 균형 속에서 확장하는 이야기
Q. 아트 디렉터로서 쿠키런: 킹덤의 아트와 스토리에 특별히 담으려고 하는 것이 있나요?
나흔 : 다양하고 신선한 것들을 재미있게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인간들의 이야기라면 좀 예민할 수 있는 소재도 쿠키들의 이야기 속에서는 조금 유하게 느껴지도록 이야기해볼 수 있거든요. 물론 모든 것을 넣을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반응이나 동향과 균형을 잡으며 게임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혜진 : 다양성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쿠키런: 킹덤 자체가 클리셰를 따라가면서도 조금씩 틀어주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든요. 터부시 되어왔던 것들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해서 고정관념을 깨고자 하고 있습니다.
Q. 쿠키런: 킹덤의 아트 디렉터가 생각하는 쿠키런: 킹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혜진 : 쿠키런: 킹덤은 긴 서사를 풀기에 알맞은 게임이라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또 인간이 아닌 쿠키라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이 있고, 인간이 넘을 수 없는 벽을 넘기도 하죠. 방대한 이야기 속에 이스터에그처럼 숨겨진 부분을 찾아낼 수 있는 게 재미있기도 하구요. 이렇게 쿠키런 IP를 전개하며 저희가 시도하는 것들을 쿠키런 팬분들이 알아주실 때 감사함을 느끼곤 합니다.
나흔 : 이전 쿠키런 시리즈들에 녹여져 있던 것들을 연결지어서 쿠키런: 킹덤에서 더욱 풍부하고 깊은 세계관을 보여준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기존의 쿠키들은 달리고만 있었다면, 쿠키들이 정착해서 사는 곳은 어디일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많은 콘텐츠와 서사들을 쿠키들로 패러디 해서 보여주는 것들이 매력적이죠.
Q. 나에게 쿠키란?
혜진 : 쿠키는 가능성인 것 같아요. 스토리를 전개할 때, 쿠키가 먼저 나오고 이 쿠키가 어떤 서사나 모험을 펼쳐나갈지 생각하면서 세계관이 풍부해지거든요. 배경 같은 경우도 쿠키의 작은 포인트 디자인에서 시작한 것들도 많고, 이런것들을 보면 쿠키는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시작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흔 : 인간 세상에 있는 모든 서사를 쿠키로 패러디한다고 말씀 드렸었는데, 그래서 쿠키는 인간을 축소해서 담아낸 존재 같아요. 작고 귀여운 먹을것인 쿠키가 무게를 잡고, 고뇌를 하는 부분이 재미있고 하찮아서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흥미진진한 모험을 해온 쿠키들, 앞으로도 눈을 뗄 수 없는 신나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는데요. 과연 쿠키들의 세계는 어디까지 넓어질까요?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쿠키들, 또 그 쿠키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앞으로도 함께 지켜봐주세요!